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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시 쓰는 일기

생각나서 들렀어

아빠 잘 지내?
코로나는 아직도 한창인거 같아.
나도 코로나 결국 한번은 걸리더라고..다 나은지는 얼마 안됐어
아직 잔기침이랑 후각이 조금 안돌아 오는거 빼고는 살만해.

나 요새 술 엄청 자주 마셔.
예전에 아빠가 집에서 반주로 일주일에 3번? 마실때마다 왜 마시는지 이해가 안됐었거든?
그런데 내가 지금 그보다 더 마시고 있어,

왜? 라고 물으면
딱히 떠오르는 답이 없네.

그냥 습관처럼 퇴근길에 집앞 편의점에서 청하 사들고 올라가.
혼자 저녁먹으면서 물처럼 마시지.

이게 습관이 되다 보니까
뭔가 무기력해지고, 재미없고, 축 처지는 기분이 드는 건 사실이야.
그런데 묘하게 그 외로움을 즐기는 거 같기도해.

그래도 죽는건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서
검사 받으러 병원에는 잘 다녀. 너무 걱정마요.
얼마전에 피검사했는데 간수치, 신장수치 다 정상이래.
다만 갑상선항진증이 좀 우려되는데 그건 유란이랑 같이 병원가서 검사 받을게

아빠
사람이 사람한테 기대하는 것 없이 지낸다는게
좋은 일인가? 요즘 내 고민이야.

사람한테 기대를 하고 바라고 서운해하고... 이런것들을 또 해야하는지..
아니면 이렇게 무미건조하게 기대 안하고 바라는 것없이 편하게 지내는것이 좋은지...
혹시 알고 있다면
꿈에 한번 나와서 말해주면 좋겠다.
한번을 안나오ㅏ

아빠는 참 외로운사람
미안해. 나만 생각해서.
너무 늦게 알았다. 내가.

신경쓰게 되면 내가 상처 받게 되니까
일부러 더 의연한척하고 별거 아닌일로 넘겼어.

물론 지금도 안그러진 않아.
안 그럴려고 하는데 그게 잘 안되네.

조금 더 노력해볼게.
스스로에게 솔직해 질 수 있도록.

다음에 또 쓰러 올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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